원래 공개 음악 방송 프로그램은 입장권 구하기도 힘들고 촬영 제재 엄격해서 잘 안 가는데..
우연히 기회가 되서 금요일 뮤뱅에 이어 토요일에는 초콜릿 녹화를 다녀왔습니다.

시작은 이러했죠. 닉네임 'sprigan'을 쓰시는 분이 방명록에 비밀글로..
초콜릿 입장권 당첨됐으니 생각있으면 같이 가자고 하시더군요.
그때까지 초콜릿에 나오는 줄도 몰랐던 저는 이 싱싱한 떡밥을 당연히 덥석 물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더쿠가 다수, 일반 관객이 소수인 인가 등과는 성격이 다른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도착했을 때 1번대 순번을 차지하고 계신 분들을 보니까 아니나다를까 자주 보던 분들이라 놀랐습니다.
얘기 들어 보니 장당 5만원씩 사셨다던데 전 참 운이 좋은 놈입디다ㅠ
한편으론 역시 이런 기회를 헛되이 보내면 안되겠다 싶더군요.

공방을 많이 다녀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시방새는 공중파 3사 중에서도 촬영 제재가 가장 심합니다.
녹화 전 바람잡이도 수차례 강조하고.. 곳곳에 안전요원이 배치되어 있더군요.
적어도 둘째줄에는 앉아야 캠을 숨기고 촬영하는 소위 '몰캠'이 가능한데..
플로어석이긴 했지만 뒤에서부터 세는게 빠른 위치라 몰캠은 불가능한 상황이었습니다.

캠코더 세팅때문에 소시가 오프닝으로 나오는 무대를 개인적으로 상당히 싫어하는데..
초대가수 중에 첫 번째로 나오더군요. 소심하게 몰캠을 시도해봤지만 역시 가리는 부분이 더 많아서..
결국 에라 모르겠다 될대로 되라는 식으로 대놓고 눈높이에서 뷰파인더를 보며 찍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게 50분을...
트라이포드나 스테디캠을 사용하지 않고 핸드헬드 상태로 팔을 덜덜덜 떨면서.. 진상짓을 했습니다.
아.. 마치 명동 한복판에서 벌거벗겨진 채 떨어뜨려진 기분이더군요.
그동안 여기저기 다니면서 철면피 스킬이 꽤 높았다고 생각했었는데..
이제는 궁극의 경지에 다다른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다행히 녹화 중에는 터치를 받지 않았습니다만..
다 찍고 나니 이제 나갈 때 잡혀서 테잎을 압수당할 일이 걱정되기 시작했습니다.
순간 특기인 통밥 굴리기로 소시 촬영한 테잎은 따로 주머니 속에 갈무리 해두고..
새 테잎에 다음 출연 가수 무대를 대충 찍은 뒤에 캠코더 속에 그대로 장전해 두었습니다.
그리고 걸렸을 때 아쉽다는 듯이 테잎을 빼앗기는 연기는 필수죠;;

아니나 다를까 녹화 중간 휴식 시간에 안전요원이 앞쪽에 앉아있던 분을 걸러내시더군요.
종료 후 추첨하는데 또 와서 실랑이를 벌이길래 저에게도 불똥이 튈까봐 후다닥 나왔습니다.

애초에 몰캠 찍을 상황이면 아예 가지를 않지만 현장 상황에 따라 부득이하게 찍어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럴 경우 대부분 찍다가 걸려서 배포도 못 하고 묻히는 게 대부분인데..
어제는 이런 상황에서도 풀버전으로 찍고도 걸리지 않았던 최초의 경우가 아니었나 싶네요.

하지만.. 쪽팔림 역시 사상 최악의 케이스였습니다. 아무튼 색다른 경험이었네요.
생면부지인 저에게 입장권 제공하시겠다고 먼저 컨택 해주신 'sprigan' 님에게 다시 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아래 링크에 오디오만 따서 기차로 올립니다.
발캠이라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영상은 운행 예정 없습니다.
지금부터 올리는 캡처로 갈음할테니 현장 분위기를 느껴 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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